전도사로 사역하던 청년시절 외국인 근로자 선교회에서 봉사자로 섬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특별히 전남대 약대 박행순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중년 나이에 베트남 선교를 마음에 품으시고 베트남어를 배우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선교사로 나가셨습니다. 중년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모습은 특별한 도전을 주었습니다. 나는 신학을 했지만 영어가 되지 않아서 외국인 선교회에서 차량 봉사를 했습니다. 그때 신학은 하지 않았지만 영어가 되는 이정훈 형제가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때 영어가 되었다면 나도 말씀으로 섬겼을 것입니다.
군에 입대할 때 나의 기도제목은 군종이었습니다. 그 기도 응답으로 연대 군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순간의 기도응답이 아니었습니다. 기도 응답에는 과정의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훈련병 시절 성탄 이브 저녁에 종교행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때 내무반에서는 회식시간이었습니다. 종교행사를 다녀오고 복귀 보고를 할 때 최고참 분대장이 말했습니다. “야! 노래하고 들어가!” 그때 나는 실로암을 부르면서 율동을 했습니다. 분대장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야! 너 신들린 것 같다...” 그 실로암 율동은 군인들에게 나를 각인 시켰고 그 이후 선임 분대장은 나를 “서목사” 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내무반에서 잠자기 전에 대표로 취침기도를 시켰습니다.
어느 주일저녁 예배시간 대표기도를 하는 집사님이 예배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목사님은 나에게 대표기도를 부탁했고 그 기도 이후 목사님은 군번을 적어가셨습니다. 그리고 연대 군종으로 부르셨습니다.
생각해보면 기도응답은 그 순간의 응답은 아닙니다. 그 과정에 준비된 율동이 있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로 율동을 배웠고 군대에서 그 율동을 했고 그 사건은 나를 군대에서 “서목사”로 각인시켰습니다. 연대 목사님은 누군가를 통해서 나의 이야기를 들었고 수요기도회에 대표기도를 시켰습니다. 여기서 나는 연대군종이 되었습니다.
기도가 응답되는 과정에도 준비가 있습니다. 인생은 준비가 되고 기도가 더해지면 어울리는 길이 열립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사용하실 때 준비된 사람, 준비하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하나님께 쓰임받는 기도 응답을 받으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서헌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