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 준석이가 자전거를 배울 때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준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는 자전거를 잡아주면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난 후 자전거에서 손을 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들은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타면서 말했습니다. “아빠! 잘 잡고 있지...” 아들은 혼자 자전거를 타면서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전거타기를 배운 겁니다. 무언가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하는 일은 저절로 되어집니다. 예전에는 믿음을 용기와 결단의 관점으로 보았습니다. 신앙생활이 힘들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이 저절로 되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신앙은 두 단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열심히 하지만 쉬워지는 단계를 경험하지 못하는 신앙생활입니다. 극복하면 쉬운데 그러지 못한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쉬워지는 신앙생활입니다. 어려운 단계를 이기면 신앙은 즐거워집니다.
비행기 원리와 같습니다. 비행기는 날아갈 때 공기 저항을 받습니다. 그럼 힘이 들기에 공기저항을 받지 않으면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행기는 공기저항을 받지 않으면 추진력을 얻지 못해서 날지를 못합니다. 이륙할 때 가장 힘이 들어가지만 이륙을 하면 하늘은 쉽게 날아갑니다.
인생을 보면 처음에는 모든 경험이 힘들 수 있습니다. 그 일을 감당하면 다음 단계는 그 일이 처음보다 쉬워집니다. 그리고 저절로 되는 은혜를 경험합니다. 믿음은 저절로 되는 은혜를 만나기까지 성장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이 은혜를 누릴수 있을까요? 바울은 말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
저절로 되는 은혜를 누리려면 먼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예수의 부활 생명이 있습니다. 내가 죽고 내가 사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살아나는 예수 생명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저절로 되는 은혜를 경험합니다.
바울은 감옥에서 항상 기뻐하라고 말합니다. 이것을 바울의 의지나 결단으로 생각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바울은 죽고 그리스도가 살아나니까 바울에게 저절로 나오는 건강한 감정입니다. 마귀가 지배하면 저절로 불평 원망이 나오듯... 주님이 인도하면 저절로 기쁨과 감사가 나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의지보다 주님이 내 안에 살아 있느냐입니다. 예수 생명이 내 안에 살아나면 저절로 되는 은혜를 누릴수 있습니다.
- 서헌주 목사